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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성식품 낫도와 청국장

  • 작성자노용택
  • 작성일2016-10-12 22:38:19
  • 조회수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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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콩은 발효 과정에서 소화·흡수되기 쉬운 상태로 바뀐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이 펴낸 <향토문화전자대전>에는 청국장을 대두를 원료로 하여 Bacillus subtilis란 학명의 청국장균으로 발효시킨 장류로 나와 있다. 청국장은 삶은 콩에 청국장 균을 접종시켜 40~50℃ 온도와 85~90% 습도에서 20시간 정도 발효시킨 것이다.

삶은 콩은 발효 과정에서 조직이 부드러워져 소화·흡수되기 쉬운 상태로 바뀐다. 콩 단백질의 약 50%가 수용성 질소 화합물로 분해된다. 이 과정에서 D-글루타민산의 폴리펩타이드(polypeptide)와 프랙턴(fractan)으로 이루어진 끈적끈적한 점액질 물질이 생기고 사람에 따라서는 약간 고약하게 느껴지는 특이한 냄새를 내게 된다.

일반 가정에서 옛날에 청국장을 담글 때는 콩을 삶아 질그릇에 담고 짚으로 싸서 따뜻한 방에 두었다. 그러면 짚에 묻어있던 균이 번식하여 실 모양의 진이 삶은 콩 표면에서 생기게 된다. 이때 볏짚이 지닌 균의 종류가 어떤 것이냐 하는 것과 이들 균의 활성이 좋고 나쁨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

한 중소기업이 만든 낫도 제품. 오른쪽은 낫도 특유의 진액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을 위해 만든 낫도 가루와 낫도콩 제품. ⓒ 서울낫도

한 중소기업이 만든 낫도 제품. 오른쪽은 낫도 특유의 진액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을 위해 만든 낫도 가루와 낫도콩 제품

낫도와 청국장의 차이점은 발효균이 서로 다른 것이다. 청국장은 Bacillus subtilis란 종에 속하는 여러 균들이 한꺼번에 발효에 작용하는 반면 낫도는 Bacillus subtilis natto라는 한 종류의 균이 작용한다. 쉽게 말하면 Bacillus subtilis라는 종 가운데 가장 똘똘한 놈, 즉 낫도라는 아종(亞種, subspecies) 하나만을 골라 발효에 참여하도록 만든 것이다. 그래서 청국장과 달리 냄새가 거의 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청국장이든, 낫도든 먹고 나서 속이 편하다는 말을 많이 한다. 만약 미생물이 발효를 미리 하지 않았더라면 우리 몸에 들어온 콩의 단백질을 아미노산 등으로 분해하느라 위산과 각종 소화효소 등이 많이 필요했을 것이고 이들 소화물질을 분비하느라 우리 몸이 그만큼 힘이 들었을 것이다. 발효균이 열심히 미리 정지작업을 해놓았기에 우리는 속 편안히 콩의 영양소를 고스란히 섭취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뇌졸중과 심혈관 질환 예방하는 ‘꿩먹고 알먹는’ 식품 

낫도균은 1906년 일본학자 사와무라가 발견하였다. 낫도균이 삶은 대두에 작용해 나토키나제(nattokinase)라는 효소를 만들어낸다. 실처럼 길게 늘어지는 점액질에 들어 있는 나토키나제는 혈관을 막는 노폐물인 혈전(血栓, 핏떡) 발생을 예방하는 혈전용해효소로 알려져 있다. 1987년 일본의 히로유키 스미(Hiroyuki Sumi) 박사가 200여 종의 식품을 검색하는 과정에서 발견하여 나토키나제로 이름을 지었다. 낫도는 나토키나제 이외에도 비타민 B군과 K군, 그리고 다량의 항산화 효소를 함유하고 있다.

일본은 심혈관질환자와 뇌졸중 환자가 다른 나라에 견줘 적으며 세계 최장수 국가로 꼽힌다. 이와 관련해 일부 학자들은 일본 노인들이 일상식으로 즐기는 낫도 때문이란 해석을 내놓고 있다. 낫도를 섭취하면 단백질의 영양분을 힘들이지 않고 손쉽게 우리 몸의 자양분으로 만들 수 있다. 낫도는 여기에다 뇌졸중과 심혈관질환 예방에도 도움을 준다고 하니 한 마디로 ‘꿩 먹고 알 먹는’ 식품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10여 년 전만 해도 몇몇 중소기업만이 낫도를 생산했으나 최근에는 풀무원 등 대기업 식품회사들도 앞 다퉈 시장에 낫도를 선보이고 있다. 고령화 사회를 맞이한 우리나라에서도 노인인구가 가파르게 늘고 건강장수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덩달아 낫도를 찾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낫도는 주로 찌개로 끓여 먹는 청국장과 달리 생으로 즐기는 발효 식품이다. 나토키나제는 다른 효소에 견줘 열에 잘 견디는 편이어서 섭씨 65도에서 30분간 가열해도 효소의 활성이 2%가량 밖에 감소하지 않는다.

낫도와 청국장은 몸에 이로운 발효식품임엔 틀림없으나 생으로 먹는 낫도의 경우 먹을 때나 먹고 난 뒤 미끈미끈한 낫도 특유의 진액이 입 주변에 묻어, 청국장의 경우 조리를 할 때 나는 코에 거슬리는 냄새 때문에 꺼리는 이들이 있다. 하지만 건강을 생각한다면 이 정도의 불편함과 거슬림은 참아낼 수 있지 않을까. 최근에는 우유나 요구르트에 타서 먹을 수 있는 낫도가루와 술안주나 간식으로 즐길 수 있는 낫도환이나 낫도콩 제품들도 선보이고 있다.

낫도에는 특유의 미끈거리는 점액질이 나온다. 이 진액은 젓가락으로 비빌수록 많아지는데 이 진액에 혈전용해에 좋은 나토키나제가 많이 들어 있다.  ⓒ 서울낫도

낫도에는 특유의 미끈거리는 점액질이 나온다. 이 진액은 젓가락으로 비빌수록 많아지는데 이 진액에 혈전용해에 좋은 나토키나제가 많이 들어 있다. ⓒ 서울낫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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