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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실에 사람이 없다"...바이오업계, 구인난으로 성장절벽 우려

  • 작성자의약바이오학과
  • 작성일2017-02-25
  • 조회수29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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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박예슬 기자] “바이오 의약 연구를 위한 인프라는 모두 갖췄는데 가장 중요한 ‘사람’이 없습니다. 인력 문제가 바이오 업계의 가장 큰 현안입니다.”

지난 15일 충북 오송 첨단복합의료단지에서 열린 제약·바이오업계 관계자 간담회에 참석한 한 업계고위 관계자는 이렇게 한탄했다.

제약사 연구소 모습 <사진=뉴스핌DB>

신수종 사업으로 바이오산업이 주목을 받고 있지만 정작 연구 현장에 종사할 고급 인력과 이들을 교육할 인프라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자칫 이제 막 꽃망울을 맺고 있는 국내 바이오산업이 인력난에 따른 성장절벽에 부딪쳐 정체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올 초 한국바이오협회가 발간한 ‘2015년 국내 바이오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바이오산업체 978개 기업에 종사하는 인력 수는 총 3만9686명으로, 1개 업체당 평균 40.6명이 근무하고 있다.

일부 대형 바이오 업체의 직원 수가 수백~수천명이 넘는 것을 감안하면, 대다수의 중소 바이오 업체들은 심각한 인력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바이오 산업임에도 석사 이상의 고학력 인력이 부족한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2015년 기준 바이오산업체 종사자를 학력별로 따져 보면 학사 졸업자가 1만6718명(42.1%)으로 거의 절반에 달한다. 석사는 8140명으로 20.5%, 박사 졸업자는 2342명으로 5.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오산업 인력은 조금씩 늘고 있지만 그 증가폭은 크지 않은 편이다. 2013년 3만6684명이던 바이오산업 인력은 2014년 3만7801명, 2015년 3만9686명으로 소폭 증가했지만, 산업 성장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업계 내에서 석사 이상의 숙련된 인력을 구하기 워낙 어려워 업체끼리 서로 인력을 빼가고 뺏기는 현상이 심하게 일어나고 있다”며 “한정된 인력이 돌고 돌다 보니 업계가 함께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미 업계에 투입된 인력을 육성하고 교육시킬만한 시설도 부족하다. 신입 인력에 대한 트레이닝 기관이 없어 고액의 비용을 지출하고 해외에서 연수를 받게 하는 상황이다.

해외에서는 정부와 업계가 힘을 합쳐 바이오 인력 양성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 사례가 아일랜드의 ‘국립바이오공정교육연구소(NIBRT)’다. NIBRT는 아일랜드 정부와 제약사가 5700만유로(약 720억원)을 투자해 설립한 시설이다. 이곳에서는 의약품 연구 및 생산의 전 과정에 대한 현장 교육을 제공한다.

그 결과 화이자, 노바티스,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 등 유수의 글로벌 제약사들을 유치, 약 4조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이끌어냈다.

마땅한 바이오 인력 양성 시스템이 부재한 국내 시장에는 외국계제약사들이 관심을 보이는 모양새다.

독일계 의료기업 머크(Merck)는 지난해 124억원을 투자해 인천 송도에 바이오 트레이닝 센터 ‘엠랩(M Lab)’을 열었다. 이곳에서는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국내 바이오 제약사를 고객사로 하며 의약품 개발 문제 및 인력 트레이닝 등을 제공한다.

존슨앤드존슨도 송도에 ‘J랩’이라는 명칭의 바이오벤처 인큐베이터 연구소를 설립하는 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는 바이오 인력 양성 및 트레이닝을 위한 인프라 신설이 이제 막 시도되고 있다.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은 지난해 10월 이화여대, 프랑스 그레노블대학원과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바이오 전문가 양성 석사학위(MBA) 프로그램 등을 제공키로 했다. 국내에서는 바이오 전문가 양성 프로그램을 위한 최초의 프로그램이라는 설명이다.

인천광역시도 바이오협회 등 업계의 제안에 따라 송도에 바이오 인재 육성 등을 포함한 시설 건립을 검토 중이지만 아직 논의 단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핌 Newspim] 박예슬 기자 (ruthy@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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